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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좌담]“우리가 보는 것은 e스포츠의 현재가 아닌 미래”

April 28, 2016

 

▲ 포모스 창간 특집으로 마련된 좌담회.
 

e스포츠 전문웹진 포모스가 창간 9주년을 맞아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좌담회를 열었다. 대화의 주제는 ‘내가 바라보는 e스포츠’다. e스포츠 창작 연구소이자 LoL 챌린저스 코리아 우승팀인 ‘에버’를 운영하고 있는 ESC의 송성창 대표, 해외 프로팀들의 부트캠프 유치를 시작으로 LoL팀을 창단한 에버8 호텔 박현민 사무국장, e스포츠 교육기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게임코치’ 송광준 대표까지 3명의 패널이 참석했으며 포모스 강영훈 기자가 진행을 맡았다. 업계에 새로이 발을 들인 3명이 어떤 시각으로 e스포츠를 바라보고 있을지 좌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 포모스= 좌담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 자리에 나오신 분들은 모두 e스포츠 업계에 들어온 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분들이다. 각각 포모스 기사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지만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각자의 근황을 먼저 들려줬으면 좋겠다.
 
◇ 송성창 대표=ESC 에버가 2016 LoL 챌린저스 코리아 스프링 결승에 진출해서(좌담은 결승전 이전에 진행되었으며 ESC 에버는 MVP를 꺾고 우승을 차지함) 선수들과 함께 매우 기쁜 시간을 보냈다. 프로게임단 운영 외에도 회사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많아 바쁘게 지내고 있다.
 
◇ 박현민 사무국장=아쉽게 ESC 에버에 패해 우리 팀(에버8 위너스)은 결승을 앞두고 탈락했다. 이제 막 창단한 팀이라 스프링 시즌 성적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결승에 못 가서) 아쉽다. 커뮤니티를 보니까 선수들이 호텔에서 ‘체크아웃’ 당하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던데 절대 아니다(웃음). 하지만, 차기 시즌을 위한 팀 리빌딩은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비시즌 동안 해외 프로팀들의 부트캠프 유치 또한 준비하고 있다.
 
◇ 송광준 대표=게임코치의 경우 독자가 좋아할 만한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사실 작년에 프로팀을 창단하고 싶어서 알아본 적이 있다.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더라. 옆에 계신 두 분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선수)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내가 지금 역량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게임 교육과 콘텐츠 사업이고, 프로게임단은 추후에 풀어갈 생각이다.

 

▲ 좌담회 진행을 맡은 강영훈 기자.


◇ 포모스=프로게임단을 창단한다는 것, 그리고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분명 고충이 있을 텐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나? 그리고 게임단 운영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 송성창=게임단 운영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재분배해서 선수들, 업계 사람들과 같이 나누는 것이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이고, 사업적 성공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업적인 만족도는 계속 키워가는 중이다. 놀랍게도 요즘 폴란드나 칠레 등지에서 게임단을 만들어놓고 우리 이름(ESC 에버)을 쓰고 싶다고 종종 연락이 온다. 물론 국내에서도 게임업계에서 종사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다. e스포츠에 관련된 일이라고 하면 보통 게임단과 선수, 코칭스태프 정도를 생각하지만, 최근에 면접을 본 친구는 경영학과를 나와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찾아왔더라. 이렇듯 e스포츠를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사업적인 의미가 있다.
 
사업적인 측면과 별개로 개인적인 만족도는 아주 크다. 나는 노동자 집안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가족 중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내가 처음이고, 대기업에서 일한 사람도 내가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저소득층 아이들을 만나고, 그런 (지원할) 기회를 찾아보기도 했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e스포츠와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게임단을 하면서 중요한 시기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소외 당하는 환경에 처한 게이머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주는 것도 봉사활동과는 또 다른 보람이다. 나 스스로 선수들과 매일 (카톡으로) 연락을 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고 한다. 무엇보다 잠재력(포텐셜)에 비해 환경이 안 따라주는 선수들을 메이저 씬(scene)으로 끌어낸다는 것에서 큰 만족감을 느낀다. 선수들에게 인생에 도전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 더 나아가 은퇴 후 얘기도 일부러 꺼낸다. (은퇴 후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

 

▲ 이스포츠커넥티드(ESC) 송성창 대표.


◇ 포모스=말씀하신 경영학과 출신의 지원자는 어떤 포지션으로 채용할 생각인가
 
◇ 송성창=아직 뽑겠다는 말을 한 것은 아니라서(웃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친구의 경우는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같이 고민하고 싶어했다. 물론 스스로 생각한 포인트는 있었다. 이력서에 단순히 ‘게임을 좋아한다’ 라고 쓴 것이 아니라 내가 e스포츠 업계에 어떤 식으로 다가가서 어떤 롤을 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불러서 얘기가 시작된 거였다. 졸업하자마자 오는 친구들은 사실 백지상태라 가르치면서 일을 해야 하기에 자질과 태도를 본다. 이 친구는 그게 돼 있더라. e스포츠의 장점이자 단점은 자기 역할(롤)을 자기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해줬다. 만들면 생길 수 있다.
 
◇ 송광준=나 역시 e스포츠 관련 일을 하면서 이 일에 대한 가치를 느낀 일이 두 번 있었다. 한번은 자기 아들이 고1인데 무기력하게 살고 있다며 회사로 상담 전화를 주신 어머님이 있었다. 집에 잘 안 들어가고 반항하는 아이인 것 같았다. 아들이 유일하게 하는 게 게임인데, 뭔가를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여기에서 길을 찾아주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마침 게임코치와 협력 관계에 있는 게임 관련 대학교도 있어서 그 어머님을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눴다. 그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 내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또 한 번은 우리가 매일 만드는 게임 관련 콘텐츠에 어떤 분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자막을 달아달라고 댓글을 달았더라. 더빙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 자신은 선천적으로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한 대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또한 우리가 청각이 불편한 분들까지 찾아서 볼만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도 생겼다.

 

◇ 포모스= 에버8 호텔은 프나틱과 CLG 등 해외 유명 프로팀의 부트캠프 유치를 시작으로 게임단까지 창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단을 운영하는 것이 수익과도 연결이 되는 일인지 궁금하다
 
◇ 박현민=해외 프로게임단 부트캠프를 진행하며 e스포츠에 대해 알게 됐고 실무진이 대표님을 설득해 창단까지 하게 됐다. 내가 제안서를 작성해서 게임단을 운영하면 호텔의 홍보 효과가 있을 거라는 점을 첫 번째로 말씀 드렸고, 대표님도 해외 두 팀이 와서 부트캠프 진행하는 상황을 보시고 괜찮을 것 같다며 승인해주셨다. 질문하신 것처럼 호텔은 이윤추구를 해야 하는 곳이지만 게임단으로 당장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을 대외적으로 얻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성적은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안 받쳐주면 게임 쪽으로 인프라를 구축한 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예컨대 우리 팀이 게임코치에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도 선수들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야 같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데, 늘 꼴찌만 하는 팀과 같이하면 오히려 게임코치에 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호텔에서 게임단을 창단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슈이긴 하지만, 게임단 운영이 처음이라 뒤에서 하는 일들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선수 관리가 내 마음 같지 않고 힘들다.
 
◇ 포모스= 에버8 호텔은 청소년 축구교실을 연다든지 악기를 가르쳐 주는 재능기부의 사회환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 활동들이 e스포츠와도 연결되기도 하는지
 
◇ 박현민=서대문구 관내에서 진행하는 ‘누구나 프로젝트’가 있는데 지역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마을공동체와 교육을 접목하는 사업이다. 관내에 게임단이 있으니 청소년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재능기부를 하고 싶었다. 얼마 전 에버8 호텔과 산학 협약을 맺은 아현산업정보학교 학생들에게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현산업정보학교에서도 교장 선생님이 직접 호텔 팀 선수들의 상담을 맡아 주고 있기도 하다.
 
◇ 포모스=모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e스포츠 업계에 뛰어든 후 기대와 달랐던 점이나 아쉬운 부분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 에버8 호텔 박현민 사무국장.


◇ 박현민=게임단 창단을 결정하고 나서 처음에는 선수들과 어떻게 계약을 해야 하는지부터 팀 운영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 도움이 절실했다. 챌린저스 코리아를 진행하고 있는 나이스게임TV에서 일부 도움을 주긴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 기업이 e스포츠에 참여할 기회의 폭을 넓히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의 표준화된 지원 정책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가 팀을 창단할 땐 그런 지원이 없어서 아쉬웠다. 있었다면 일이 훨씬 더 수월했을 것이다.
 
◇ 송성창=처음 e스포츠 관련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우려 섞인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이런  저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래서 안 될 거다, 저래서 안 될 거다. 한 마디로 겁주는 얘기였다. 그래서인지 여태까지 겪었던 어려움 중에서 그 얘기들의 범위를 벗어난 건 없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없었다는 뜻이다. 그들이 말하는 어려움의 귀결점은 실패였다. 경험이 짧고 인맥도 없고 사업적으로 실패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팀을 만들기 전 CJ 엔투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때 선수들을 관찰하면서 책상에 적혀있는 자기만의 다짐을 보기도 하고 열심히 배우려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하기로 마음먹고 사업을 시작했고, 예상대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려운 걸 알고 시작했기에 협회든 어디든 딱히 야박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응원해주면 좋은 거고, 지금처럼 같이 만나서 얘기할 기회를 만들어주면 그게 고마운 거다.
 
◇ 포모스=그런 부정적인 얘기를 듣고도 게임단 창단을 추진한 이유가 궁금하다. 국내에선 대기업 위주로 프로게임단이 운영되고 있지만, 해외에선 클럽 팀이 활성화돼 있는데 그런 부분이 창단을 결심하는데 도움이 됐나

 

◇ 송성창=그렇다. e스포츠 게임단 운영은 대기업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다. 정확히 얘기하면 대기업안에서 e스포츠를 관리하는 부서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었다. 잘한다는 게 내가 더 똑똑하다는 게 아니라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주고 따뜻하며 친밀하게 다가가서 이 친구들과 함께 하는 면에서 기업 게임단보다 강점이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문제는 자본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인  데 e스포츠 산업의 성장세를 보고 확신을 얻었다. e스포츠의 성장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한 추세다. 대기업의 컨설팅, 내부감사나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등을 다년간 해왔던 터라 e스포츠의 비전과 콘텐츠, 뉴미디어의 성장 추세로 봤을 때 숙제를 풀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다. 흐름을 잘 타서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 포모스=게임코치는 뉴욕에서 투자를 받은 e스포츠 스타트업이다. 방금 송성창 대표의 말처럼 그런 흐름이 있어서 해외 투자가 가능했던 것 같다
 
◇ 송광준=e게임즈 IEGC가 2018년 평창에서 세계 e게임즈 대회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관련 url http://www.egames.org/#intro) 이번 10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얼마나 많은 팀이 참가하고 무슨 게임종목으로 할지 쇼케이스를 진행한다고 홈페이지에 공개됐더라. WCG가 끝나고 WECG가 무산됐는데 이번에 이런 소식이 나오는 걸 보면 확실히 추세는 있는 것 같다.
 
◇ 포모스=게임단과 연계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국내 프로게임단과의 접점이 없어서 힘들지 않나. 송성창 대표처럼 CJ 엔투스에 방문하는 것도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 송광준=(프로게임단과는) 기업 대 기업의 일이고 우리 쪽에서 줄 수 있는 베네핏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형성될 거라고 본다.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임코치를 학원으로 등록하고 싶어도 e스포츠 쪽은 아예 분류가 없다. 최근에도 교육부에 전화해 e스포츠 관련해서 문의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스포츠 학과하고 연결해야 되는지 게임, 컴퓨터 쪽으로 연결을 해야 되는지 전혀 체계가 안 잡혀있더라. 심지어 e스포츠가 뭐냐고 되물을 정도다. e스포츠라는 단어가 꽤 오래 사용된 것으로 아는데 정부 쪽에선 바뀌지 않고, 그런 게 어렵다.
 
◇ 송성창=나였으면 당연히 모를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애초에 기대치가 워낙 낮다 보니까. 또 학원에서 게임 시킨다고 하면 부모님들이 일단 싫어하고, 기존 공무원들에게 가면 당연히 그게 뭐냐고 되물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학부모들의 생각도 바뀔 것이다. 물론 그런 목표를 향해 가는 도중에 ESC라는 회사가 망할 수 있고 게임 코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도 e스포츠와 관련된 회사들이 열 개, 스무 개 나오고 망하고 생기고 하는 걸 반복하면서도 한 방향으로 가다 보면 이미지가 바뀔 것이고, 그걸 만들어가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 박현민=보건복지부가 게임 과몰입을 질병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게임코치가 하는 것처럼 교육이 접목되면 학부모들의 인식 전환에 좋을 것 같다.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과 부모님들의 이해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공부보다 게임을 더 잘하는데 이걸 어떻게 진로 선택과 잘 연계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얼마나 풀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아현산업정보학교도 그렇게 첫 발을 디딘 것이고, 이런 게 쌓이다 보면 저변이 넓어질 것이고 지금처럼 고생하지 않고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송성창=LoL(리그오브레전드) 게임단은 우리 회사에서 매우 큰 프로젝트다. 그러나 게임단 운영 이외에도 ESC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실버 세대와 e스포츠의 결합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얼마 전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하는 치매 예방을 위한 스마트 실버타운의 콘텐츠 부분 자문을 맡았다. 아까 게임코치 대표께서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게임으로 활력을 준다고 하는 맥락이 노인들에게도 딱 들어맞는다. 게임을 통해 신체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 송광준=우와. 나 역시 정말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다.
 
◇ 송성창=실제로 아프리카TV에서 노인들이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 방송도 해보고 있다. 그런데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인 분들이 나와서 방송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하시더라(웃음). 게임코치는 교육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ESC 역시 향후 자체적인 콘텐츠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편집해서 나오는 2차 가공 콘텐츠도 그렇고 큐레이션 된 게임 영상도 그렇고 모두 다 게임과 e스포츠 팬들에게 다가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e스포츠 연관 사업에서 콘텐츠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 포모스=해외의 경우 프로게임단이 머천다이징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프로게이머들이 스트리밍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게임단은 그런 쪽으로는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만약 ESC 에버가 LCK에 진출한다면 어떨 것 같나

 

◇ 송성창=이번에 못 올라가더라도 다음 시즌에 다시 도전할 것이다(웃음). 언젠가는 LCK에 올라간다고 했을 때, 스트리밍이나 VOD 콘텐츠로 팬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은 맞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것이 프로게이머들이고 그 사랑은 곧 뷰어십이다. 사업적으로도 잠재성이 크다. 중국이나 미국에선 스트리밍이 필수다. 중국은 스트리밍 수익으로 선수들의 높은 수입을 보장해 준다. 콘텐츠를 만든 다음 휴대폰이나 스마트 기기에서 많이 소비되도록 만들고 결국은 e커머스로 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추구하는 재미있는 경기, 질 높은 경기는 곧 매력적인 콘텐츠다. 지금은 ESC가 스폰서 입장이지만, 스폰서를 발굴하고 데려오려고 설득할 때 e스포츠의 사회적인 환원 측면만 보고 매달려서 얘기하고 싶진 않다.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노출이 많이 돼서 타깃층에게 다가감으로써 스폰서의 사업에 도움이 되게끔 해줘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더 많은 스폰서가 들어올 것이다.
 
◇ 포모스=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로게임단이 홍보나 사회환원 측면에서만 만족하고 있을 때 미국이나 중국에선 게임단을 통해 큰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실력 면에서 제일 잘하는 건 역시 한국 선수들이다. 말씀하신 부분에 다른 게임단들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기존 프로게임단이 ESC에 의뢰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 송성창=물론이다. 심지어 해외팀들조차 우리가 이러한 대회에 나가려고 하는데 체류비를 어떻게 마련해 줄 수 없겠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e스포츠와 연관된 게임사로부터 비슷한 문의를 받기도 한다. 기존 팀들은 경제적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팀에서 고정적인 수입을 창출하는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의 해결을 의뢰하는 부탁이 꽤 들어오는 셈이다. 고정적인 수입과 선수들의 열정을 연결해주는 브리지 역할은 우리가 e스포츠에서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아직은 돈을 많이 못 벌어서 다 못 해준다(웃음).
 
◇ 포모스=정말 많은 게임들이 있고 e스포츠를 추구하는 종목들이 있지만, 이런 수준의 얘기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아직까지 리그오브레전드에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 국내에서는.
 
◇ 박현민=(롤 열풍)이 바로 사그라들진 않을 것 같고 게임 제작사가 얼마나 장기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 게임의 수명이 결정되지 않을까. 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철학이나 이념이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 송성창=롤 인기가 얼마나 갈지 예측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는 세대가 맞아야 한다.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이런 얘길 해준 적이 있다. ”지금 LoL을 잘하는 건 행운이다. 왜냐하면, 너에게 세대가 맞으니까. LoL 인기가 당장 사그라지지 않고 몇 년은 갈 것 같은데 그럼 네가 프로게이머로 데뷔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런데 네가 지금보다 5살이 어려서 LoL의 인기가 사그라질 때 잘하면 미스매치인 거다.” e스포츠는 현역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짧다 보니까 그 짧은 현역의 기간과 게임의 인기 기간이 맞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에 제일 민감한 사람은 현역 선수들이다. 다른 e스포츠 관계자들은 어떤 게임이든지 (그 게임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LoL이지만 나중엔 다른 게임으로 또 만들면 된다.
 
◇ 송광준=개인적으로 블리자드를 지켜보고 있다. 오버워치가 곧 출시되는데 벌써 프로게임단이생기고 있고 어쩌면 블리자드가 MLG를 인수한 게 오버워치 e스포츠를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업체라 트렌드를 바로 읽어야 하고 아주 민감하다. 해외에서 LoL 리그를 하면 그날 바로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올린다. 오버워치에 대한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준비 중이다.

 

◇ 포모스=한국은 한 게임이 성공하면 좀처럼 대세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차이도 크다. 이런 점이 국내 e스포츠 발전에 저해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지
◇ 송광준=장단이 있다. 한 게임이 치고 나가는 만큼 선수들이 잘하니까.
◇ 송성창=그냥 나타나는 현상인 거지 우리가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 포모스=스포츠 스타들이 프로게임단을 창단하고 대학 리그가 진행되며 e스포츠 관련 장학금이 생기는 등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해외 e스포츠 동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송성창=개인적으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고, 현재 미국에 있는 UCI라는 학교와 얘기 중인 부분도 있다. 우리나라 대학은 입시 체계에 따른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아서 e스포츠 관련해서는 외국대학과 얘기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았는데 최근 UCI에서 e스포츠 경기장을 짓고 자체 팀을 만드는 등 e스포츠 관련 활동을 크게 벌이고 있는 것을 알았다. 구체적으로 밝히긴 이르지만 ESC 측에서 제안한 것도 있고 직접 만나서 논의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e스포츠 열심히 하면 대학 갈 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 “갈 수 있다”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그런데 정말 게임에만 빠져 무기력하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공부하기 싫은데 게임을 해서 대학갈 수 있나요? 안 된다. 그리고 공부해서 성공하는 게 더 쉽다. LoL에서 챌린저는 0.008%다. 수능은 경쟁상대가 재학생 재수생이지만 LoL 랭크게임은 초, 중, 고, 다 합친 LoL 이용자가 모두 경쟁자이고 그 중에서 2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게임으로 성공하는 게 훨씬 힘들어서 그냥 공부하는 게 낫다. 정말 프로게이머로 대성하고 싶다면 어릴 때부터 훈련해야 하고 엔터테인먼트적인 것도 알아야 한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게임 쪽에 와서 즐겁게 놀면서 성공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런 이미지를 주면 그게 더 허황된 것이다.
 
샤킬 오닐, 중국의 재벌 2세가 팀을 만드는 건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다.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은 좋지만 단점은 그만큼 들어오기도 쉽고 나가기도 쉽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축구팀을 만드는 건 상당히 어렵고 위상이 높은 일이지만, 한국에서 팀을 만드는 것은 팬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는 일이다.
 
◇ 포모스=해외엔 게임코치 같은 사업체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 송광준=처음에 시작할 때 한국에서는 게임코치가 유일했지만 미국에서 투자를 받아 넘어갔더니 비슷한 회사다 두 곳 정도 있더라. 완벽하게 겹치진 않고 한 군데는 동영상만 제작해서 무료로 배포하는 곳이고 유럽은 온라인 과외와 1대 1 매칭까지 해주는 곳이다. 지금은 거의 진행을 안 하는 상태인 것 같았다. 아직 게임 교육 쪽으로 손익분기점 달성이 어렵다.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엑솔라’라는 페이먼트 업체가 만든 게임 아카데미와 미팅을 했다. 4개 국어가 지원되는 글로벌 아카데미인데 사이트도 깔끔하고 당연히 돈도 많이 썼을 것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제 곧’ 이란 생각이 든다.

 

◇ 포모스=2016년에도 지난 1년 이상의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 분 모두 향후 1년에 대한 목표와 각오가 있다면
 
◇ 박현민=서머 시즌에는 적어도 승강전에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팀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선수들에게 단순히 게이머가 아니라 에버8 호텔 사람이라는 개념을 심어주고 싶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을지 함께 길을 찾아주고 싶다. 선수 생활 이후까지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우리 팀에서 잘 돼서 좀 더 큰 무대로 나아가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꼭 LCK가 아니어도 해외로 이적시킬 기회가 된다면 보내주고 싶다. 선수에서 코치로 보직을 바꾸거나 교육과정을 거친 후 호텔 관리 업무를 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 포모스=ESC도 그렇고 게임코치도 프로게이머 지망생이나 은퇴 프로게이머를 강사로 채용하고있으니 세 분 다 선수들의 현재 뿐 아니라 미래까지 생각해주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 박현민=선수들을 통해서 우리 호텔도 같이 알려지는 상황이니까 동반 상승이다. 호텔업계가 약간 보수적이라서 자기 바운더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에버8의 경우 원래 다양한 사업을 하던 편이어서 게임단 창단이 가능했다.
 
◇ 송광준=얼마 전부터 한 고등학교에서 e스포츠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e스포츠 시장이 더 커지고 활성화되면 강사 자격증이나 인증 제도를 만들고 싶다. 지금은 1개 학교지만, 10개 학교가 되면 분명히 강사 자질이나 인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쉽게도 지금은 그런 걸 검증할 체계나 제도가 전혀 없다. 인증이 돼서 자격증이 발급되고, 가르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리잡기가 수월해지지 않을까. 그런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내가 다음에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박현민=교육을 하려면 가르치는 사람이 필요하고, 강사를 하려면 검증이 필요하다. 민간 자격증이든 무엇이든 증명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물론 그 이전에 그런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교육기관이 없다. 게임코치가 되게 고민이 많으실 것 같고,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전남과학대 e스포츠과가 있지만, 수도권 대학에도 관련 학과가 개설되고 부수적인 것들이 자꾸 생기면서 더 나아질 거라고 본다.
 
◇ 송성창=지금까지는 팀을 세팅하고 운영하는 등 준비 과정이었기 때문에 아직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진 않았다. 말했듯이 e스포츠 사업의 본질은 디지털 콘텐츠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ESC가 만드는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팬들이나 e스포츠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재미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 포모스=지금까지 좌담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하다.
 
정리=최민숙 기자 minimax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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